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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활정보

[남원여행] 남원시 김병종미술관

by 김재능 2022. 12. 18.
남원시김병종미술관-곰돌이-풍선-사진
김병종미술관곰돌이

미술관을 다녀오면 메마른 땅에 물을 주고 온 느낌이다.

남원으로 겨울여행을 갔다. 솔직히 남원에는 여행지라고 할 곳이 많지 않다. 1박 2일이면 충분히 둘러볼만한 작은 도시이다. 남원 8경, 광한루와 남원시 박물관이 있긴 하지만 넉넉잡아 하루면 다 둘러볼 수 있다. 저녁 먹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아 있고 구경할 만한 게 뭐 있을까 검색하던 찰나 섬진강변 굽이쳐 흐르는 강 따라 시립 미술관이 있다! 게다가 무료관람. 가벼운 마음으로 가봤다.

김병종 미술관
운영시간 : 화~일 10:00~18:00
전화번호 : 063-620-5660
주소 : 전라북도 남원시 함파우길 65-14
무료관람

그나저나 김병종 님은 누구시길래 본인의 이름을 건 미술관을 갖고 있을까.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대한민국 대표 미술가로 동양과 서양,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라고 설명해 놓았다. 게다가 서울대교수님이라니 무슨 그림인지 이해하기 난해해서 휙 둘러보고 왔는데 그냥 내가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인 것으로 해야겠다. 나는 심각하고 구체적인 해석은.. 잘 모르겠고 내 나름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왔다. 작품이 많이 걸려있지는 않다. 난 3~40분 정도 걸린 듯하다. 예수님의 희생에 관한 그림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.
미술관은 자연을 감상하고 마음을 치유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. 건물 앞 작은 분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평온해지는 기분이 든다. 하지만 김병종 화백이 그린 그림은 격정적이다.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을 위해 희생하기까지의 고뇌와 고통이 고스란히 그림을 통해 전해진다. 고통스럽지만 사랑을 전하고 싶은 예수님의 마음을 어떻게 저렇게 잘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다. 그림이 잘 그려진 걸까 아니면 내가 천주교 신자여서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격정적인 감상이 나올 수 있었던 걸까. 일그러진 예수님 얼굴에 격정적으로 휘갈겨진 흰 선들이 작가의 예수님 사랑이 어렴풋이 느껴진다.
건물 내부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. 2층에 가서 보는 전경도 너무 예쁘다. 건물을 진입하며 보았던 수경경관이 건물 위에서 보니 특급호텔 인피니티 풀을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. 미술관을 다 둘러보고 1층에 있는 카페 분위기도 정말 좋다.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이 관광객이 많았는데 자연과 건축과 사람이 어우러져 김병종 화백이 의도한 건축이 이런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. 내가 남원시민이라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러 종종 방문할 것 같다. 작품을 즐기지 않더라도 미술관 그 자체가 멋져, 생각에 잠기고 싶거나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해 볼 듯하다.

김병종시립미술관-내부
김병종 시립미술관 내부